입동이 지나서 일까 늦가을이라기 보다 초겨울에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 그래서인지 요즘 유난히 해가 짧아졌네요. 차가운 바람에 걸음을 재촉하다가도 아직 남아있는 늦가을의 풍경에 잠시나마 하루의 고단함을 풀어봅니다. 이럴 때 생각나는 한 잔의 유혹... 좋은 사람과 하면 좋지 않을까요? ㅋㅋ
우리 동네 명소인 '해담는다리'의 은은한 불빛을 받으며 그 길따라 걷다보면, 백열등 불빛아래 유난히 사람들로 부쩍거리는 집이 있습니다.
비좁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테이블마다 여러사람들로 발디딜틈이 없습니다. 직장동료로 보이는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띄었습니다. 메뉴는 기껏해야 달랑 3가지인데 왜 이리 사람들로 부쩍거리는 걸까요? ^^; 한 잔의 소주에 시름을 달래는 우리남편을 위해 우리 부부도 이들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홀 안은 그리 넓지 않고, 조금은 촌스럽기도 해서, 더욱 소박해 보입니다. 그 모습이 왠지 나와 닮아서일까요? 아니면 주황불빛이 고단한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것일까요? 여기저기 흘러 나오는 소리에 우리도 목소리를 높여가며(볼륨을 높이지 않으면 대화가 불가능ㅋㅋ) 아이들 키우는 얘기며, 세상돌아가는 얘기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소리에 파맞쳐 더더욱 목소리를 높이며 얘기하고 있노라니 막혔던 것이 뻥뚤린 느낌도 들고, 생각 밖의 희열이 느껴집니다. 이 집의 매력이 바로 여기 있었군요. ^^
직장동료들과 술 한잔 생각날때... 누군가와 많은 얘기를 목소리 높여 말하고 싶을때... 정말 정말 어울리는 집입니다. 강추~!! ^^
주인장이 주문한 고기를 숯불에 구워 먹기 좋게 익혀 나오니 다시 한번 살짝익혀서 먹으면 됩니다. 한가지 팁이 있다면 고기를 2인분 이상 주문하세요. 그럼 껍대기는 꽁짜 ^^; 게다가 공기밥을 시키면 딸려 나오는 우거지해장국(이렇게 이름을 붙여봤습니다ㅋㅋ) 국물맛이 끝내줍니다.
아참!! 이모님께 상추, 고추, 마늘 떨어졌다고 시키면 안돼요. 그럼 처음 온거 티나잖아요!!! 상추, 고추, 마늘 ,부추 등은 셀프서비스랍니다. 고기냄새가 옷에 베인게 싫다면 비닐봉투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 찾아오는길
- 서대문구 북가좌2동주민세터 바로 옆건물
- 버스는 721, 7018, 7019 하차
글, 사진 : 블로그 시민기자 박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