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입니다. 이만큼이나 높아진 하늘을 바라보다 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어지는 계절이죠. 전국의 명산들은 자기의 이름을 드높이려는 듯이 활활타는 불꽃같은 단풍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가을의 끝자락에서 다가오는 겨울의 황량함이 두려운듯 마지막 절경은 더욱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런 이끌림은 비단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닌듯 수많은 사람들이 청명하게 시린 하늘 위에 수놓아진 구름의 흐름을 따라 정처없이 나그네의 길을 답습하며 멀리 저 멀리 떠밀려 가죠. 하지만 우리들이 만나는 것은 도로위의 수많은 차량들과 점점 비워가는 지갑, 그리고 온몸 가득히 짊어지고 오는 피로감뿐.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선 한마디씩 내밷습니다.
'그래, 역시 집이 최고야.'
이런 답답한 일상에서 가벼운 산책으로 가을의 정취에 몸을 담그고 싶지 않나요?
계곡의 찰랑거리는 물소리, 그 소리를 따라 움직이는 물레방아, 도시를 형형색색 물들이는 야광 조명등까지.어린 아이들의 덤벙거리는 소리가 있고, 황혼에 기댄 어느 노부부의 다정한 모습이 벤치 한 구석에 자리하며 망아지 만한 소녀들의 재잘거리는 풍경이 머무는 곳.더군다나 아름다운 시와 그림이 몇 발자욱 마다 이어져 있어 시선과 마음을 붙잡는다면, 이런 곳이 바로 여러분의 집앞에 펼쳐져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어느 작가의 명작 화폭에서 뛰쳐나온 듯한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 곳. 홍제천
홍제천은 바로 구민 여러분을 위하여 열려 있습니다! 뛰어난 경관과 정겨운 이웃들 그리고 문학적인 향까지, 서대문구의 모습은 바로 홍제천을 거니는 홍제천이 그려낸 여러분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
서대문 홍제천 안내
글, 사진 김순옥 (블로그 시민기자)